클라우드 저장공간 얘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먼저 고백을 하나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한동안 사진이 두 군데에 저장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 스마트폰에도 있고 어딘가 클라우드에도 올라가 있는데, 그게 어디인지 정확히 모른 채로 쓰고 있었던 거다. 그러다 폰을 바꾸고 나서 예전 사진들이 안 보이길래 패닉 상태가 됐고, 그제야 클라우드가 뭔지 제대로 찾아보기 시작했다.
찾아보면 볼수록 종류가 너무 많았다. 구글 포토, 네이버 MYBOX, iCloud, 원드라이브, 드롭박스... 이걸 다 비교한 글들은 넘쳐나는데 막상 내 상황에 뭐가 맞는지는 읽고 나서도 잘 몰랐다. 그냥 각 서비스 소개만 나열해 놓은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이 글은 내가 직접 세 가지를 써보면서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쓰려고 한다. 누군가 정답을 알려주는 글이 아니라, 같이 고민해본 흔적 같은 글이다.
폰을 바꿀 때마다 반복되는 그 막막함
스마트폰을 바꾼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텐데, 새 폰에 처음 로그인할 때의 그 기분이 묘하다. 설레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한. 특히 사진이 문제다. 갤러리 앱을 켰을 때 예전 사진들이 그대로 다 들어와 있으면 안심이 되는데,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으면 머릿속이 하얘진다.
이걸 미리 방지하는 게 바로 클라우드 백업인데, 나는 이게 자동으로 됐다는 걸 그냥 믿고 있었다. 그게 어디에 백업되는 건지, 용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유료로 전환해야 하는지 같은 것들은 아무것도 몰랐다.
폰을 바꾸고 나서야 구글 포토에 백업이 돼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나마 다행이었는데,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각 서비스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구글 포토: 무료로 계속 쓸 수 없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구글 포토는 안드로이드 폰을 쓰면 거의 자동으로 연결된다. 설정에서 백업 켜기를 누르면 와이파이 연결될 때마다 사진과 영상이 구글 서버에 올라간다. 이게 되게 편해서 별 생각 없이 쓰고 있었다.
그런데 구글 포토는 2021년부터 무제한 무료 정책을 없앴다. 지금은 구글 계정마다 기본 15GB가 주어지고, 그 안에 구글 드라이브, 지메일, 구글 포토가 공용으로 쓴다. 사진과 영상이 쌓이다 보면 15GB는 생각보다 금방 찬다. 특히 영상 찍는 걸 좋아한다면 1~2년 안에 꽉 찰 수 있다.
15GB가 차면 백업이 중단된다. 새로 찍은 사진이 클라우드에 올라가지 않는 건데, 이걸 모르고 폰을 초기화하거나 바꿨다가 최근 사진이 날아가는 경우가 생긴다.
유료 요금제는 구글 원(Google One)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데, 100GB가 한 달에 2,900원이다. 개인이 사진만 저장하는 용도라면 100GB로 꽤 오래 쓸 수 있다. 가족이 공유하면 더 효율적이고.
구글 포토의 진짜 강점은 검색 기능이다. 사진을 찍은 날짜, 장소, 심지어 사진 속 내용으로도 검색이 된다. "고양이"라고 검색하면 고양이가 찍힌 사진만 걸러서 보여준다. 이게 말로 설명하면 별것 아닌 것 같은데 직접 써보면 꽤 신기하다. 몇 년 전에 찍어놓고 잊어버린 사진을 찾을 때 특히 유용하다.
그리고 아이폰에서도 구글 포토 앱을 깔면 똑같이 쓸 수 있다.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을 같이 쓰거나 기기를 바꿀 계획이 있다면 구글 포토를 쓰면 플랫폼에 상관없이 사진을 이어받을 수 있다.
네이버 MYBOX: 30GB 무료인데 생각보다 잘 모른다
네이버 MYBOX는 네이버 계정만 있으면 기본 30GB를 무료로 준다. 구글보다 두 배 많은 무료 용량인데,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스마트폰에 네이버 MYBOX 앱을 설치하면 사진 자동 백업 기능이 있다. 구글 포토처럼 와이파이 연결 시 자동으로 업로드되도록 설정할 수 있는데, 백업된 사진은 네이버 MYBOX 웹(mybox.naver.com)에서도 PC로 편하게 볼 수 있다.
네이버 서비스와 연동이 되는 부분도 있다.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에 사진을 올릴 때 MYBOX에서 바로 불러올 수 있고, 네이버 메일로 파일을 보낼 때도 연결된다. 네이버를 자주 쓰는 사람이라면 이게 꽤 편하다.
단점을 솔직하게 말하면, 구글 포토처럼 사진 속 내용으로 검색하는 AI 기능은 약하다. 날짜나 폴더 구조로 파일을 관리하는 방식이 메인이라, 파일 관리 관점에서는 오히려 익숙한 사람도 있다. 윈도우 탐색기 느낌이랄까.
그리고 해외에서 접속할 때 속도가 가끔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구글은 전 세계 서버가 분산되어 있어서 어디서든 빠른 편인데, MYBOX는 국내 사용자 기준으로 최적화되어 있다.
나는 MYBOX를 사진 백업보다는 자주 쓰는 문서 파일을 올려두는 용도로 주로 쓰고 있다. 한글 파일, PDF, 엑셀 같은 파일들을 올려두면 스마트폰에서도 열어볼 수 있어서 편하다. 네이버 앱이 설치된 폰이라면 MYBOX 접근이 빠르다는 것도 장점이다.
iCloud: 아이폰 쓴다면 사실상 피할 수 없다
아이폰 사용자라면 iCloud를 한 번쯤은 마주쳤을 거다. 아이폰 처음 설정할 때 iCloud 로그인하라고 나오고, 사진 백업도 기본적으로 iCloud로 연결된다.
무료 용량은 5GB인데, 이게 솔직히 너무 적다. 아이폰으로 사진 몇 달만 찍으면 금방 찬다. 그래서 알림이 자꾸 뜬다. "iCloud 저장 공간이 가득 찼습니다"라는 문구를 본 아이폰 사용자가 한둘이 아닐 거다.
유료 요금제는 50GB가 한 달에 1,100원, 200GB가 3,300원이다. 50GB면 사진만 저장하는 사람한테는 꽤 넉넉한 편인데, 영상까지 백업하면 200GB가 더 안전하다.
iCloud의 강점은 애플 기기들 간의 연동이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을 같이 쓴다면 iCloud에 올린 파일이 모든 기기에서 자동으로 보인다. 사진을 아이폰으로 찍으면 맥북 사진 앱에서 바로 볼 수 있고, 맥북에서 저장한 문서를 아이폰에서 열 수 있다. 이 흐름이 매끄럽다.
반대로 안드로이드나 윈도우와의 호환성은 좋지 않다. iCloud 웹사이트에서 접근할 수는 있지만 구글이나 네이버처럼 자연스럽지는 않다. 아이폰을 쓰다가 안드로이드로 기기를 바꿀 계획이 있다면 iCloud에만 사진을 보관하는 건 리스크가 있다.
세 서비스를 쓰면서 나온 결론: 하나만 고르지 않아도 된다
처음에 이 글을 쓰려고 했던 이유가 "뭐가 제일 좋아요?"라는 답을 찾고 싶어서였는데, 직접 써보고 나서 내린 결론은 하나만 쓸 필요가 없다는 거였다.
지금 내가 쓰는 방식은 이렇다.
사진 백업은 구글 포토로 한다. 안드로이드 폰을 쓰고 있어서 자동 백업이 편하고, AI 검색 기능이 사진을 찾을 때 진짜 유용하다. 무료 15GB가 부족해지면 구글 원 100GB를 쓸 생각이다.
문서 파일이나 자주 꺼내볼 자료들은 네이버 MYBOX에 올린다. 30GB 무료 용량이 넉넉하고, 한국어 환경에서 접근이 편하다. 블로그 작업용 파일이나 이미지들을 여기 정리해두면 PC에서도 폰에서도 꺼내기 쉽다.
결국 두 서비스를 동시에 쓰는데, 각각 역할을 나눈 거다. 겹치는 게 없으니까 용량도 효율적으로 쓰고, 기능도 각자 잘하는 걸 쓰는 방식이다.
클라우드 선택 전에 생각해볼 것들
어떤 클라우드를 쓸지 고민 중이라면 몇 가지를 먼저 생각해보면 정리가 빠르다.
지금 쓰는 기기가 안드로이드인지 아이폰인지가 첫 번째다. 안드로이드라면 구글 포토가 가장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아이폰이라면 iCloud와 구글 포토 중에 선택하는 게 현실적이다. iCloud는 애플 기기끼리 쓸 때 가장 빛나고, 구글 포토는 어떤 기기에서도 일관되게 쓸 수 있다.
무료 용량이 얼마나 필요한지도 봐야 한다. 사진을 자주 찍고 영상도 많이 찍는 편이라면 15GB는 금방 부족해진다. 네이버 MYBOX 30GB를 사진 백업용으로 쓰거나, 처음부터 유료 요금제를 고려하는 게 나중에 당황하지 않는다.
해외에서 자주 쓸 일이 있다면 구글이 유리하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쓸 때 속도가 빠르지만 해외에서는 차이가 날 수 있다.
무료 용량을 두 배로 쓰는 방법
꼭 유료 결제를 안 해도 무료 용량을 늘리는 방법이 있다.
구글 포토에서 백업 품질을 원본 대신 저장용량 절약 모드로 설정하면 사진이 약간 압축되는 대신 용량을 덜 차지한다. 일반적인 SNS 공유나 일상 사진 보관 용도라면 화질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전문 작업용 원본 파일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이 모드로 쓰는 게 낫다.
구글 계정을 가족 구성원이 각각 따로 가지고 있다면, 각 계정에 15GB씩 있는 셈이다. 가족 공용 사진을 나눠서 올리거나 각자 독립적으로 백업하면 유료 결제 없이도 꽤 오래 쓸 수 있다.
네이버 MYBOX는 이벤트나 퀘스트를 통해 추가 용량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앱을 깔고 특정 기능을 써보면 보너스 용량이 붙기도 하는데, 눈여겨보다 보면 무료로 40~50GB까지 늘리는 경우도 있다. 나도 이런 방식으로 기본 30GB에서 조금 더 늘린 상태다.
한 번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얘기하면,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고 있다면 한 번쯤 제대로 확인해보는 걸 권한다.
"나 어디에 백업되고 있지?" "지금 용량이 얼마나 남았지?" "마지막 백업이 언제였지?" 이 세 가지다.
구글 포토는 앱에서 사진 라이브러리 탭 하단에 백업 상태가 표시된다. 백업 완료라고 나오면 안심, 백업 일시 중지나 오류라고 나오면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네이버 MYBOX는 앱 우측 상단에 내 용량 현황이 보인다.
이걸 방치하다가 가득 찬 걸 모르고 백업이 멈춰있는 채로 몇 달을 보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한 달에 한 번씩만 들여다봐도 소중한 사진을 날리는 상황을 미리 막을 수 있다.
클라우드는 복잡하게 생각하면 끝도 없는데, 결국 핵심은 내 사진이 어딘가에 안전하게 올라가고 있느냐다. 그것만 확인되면 나머지는 천천히 알아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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